새로운 취미 프로젝트 거리가 생겼다.
발단
요즘 출퇴근을 거의 버스나 지하철로 한다. 버스로는 대략 집에서 회사까지 30분 정도가 걸리고, 지하철로는 대략 50분 정도가 걸린다. 운동강도를 좀 높이고 싶으면 지하철을 이용한다. 가끔, 회의차 외근을 하다보면, 이러한 이동시간은 더 많아서, 하루 최소 40분에서, 평균 2시간정도, 많을때에는 4시간 정도의 이동 시간이 나온다. 문제는 이때가 정말 무료하다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아이폰, 아이패드, 킨들, 맥북에어를 동시에 들고 다니지만, 막상 이 때 이 무료함을 달래줄게 없다는 것도 놀랍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앉아 있는 경우가 잘 없고, 걸어야 하는 시간도 꽤 많기 때문에, 무언가 큰 걸 꺼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즉, 보는 디바이스가 아닌 듣는 디바이스가 필요했다. 어딘가에 정착해서 자리에 앉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은데, 나는 어딘가에 자리를 앉으면 시간 떼우기 놀이를 할 수가 없고, 일을 해야 한다. 즉, 가지고 다니는 대부분의 디바이스는 목적이 시간 떼우기인데, 차분히 앉아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제약을 가졌다. 하지만, 걸어다닐때에는, 엄청나게 고독한 시간인데, 오로지 듣는 장비만이 힘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나는 꼼수다의 열풍에 동참해서 듣게 되었는데, 컨텐츠 자체도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것은 나의 이 무료한 시간을 매워줬다는 것이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하지만 문제는, 일주일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나꼼수 하나로 매울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런식으로 나머지 시간을 떼워줄 것은 무엇인가 찾게 되었다.
전개
대안을 모색했다. 젤 먼저는 다른 팟캐스트를 찾았다. 일부는 억지로 웃길려고 노력했고, 일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주입했다. 일부는 목적이 너무 앞서, 자기 알리기에만 급급해, 컨텐츠의 질이 떨어졌다. 우리말로 하는 컨텐츠는 나꼼수 덕분에 엄청나게 늘었지만, 아직 맘에 꼭 드는 것은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영어로 하는 컨텐츠는 너무 좋아 보이는 것이 많았지만, 출퇴근 시간을 또다른 고통의 시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미국과 같이 오디오북이 활성화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책이 오디오 북으로 되어 있으면,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을 텐데… 전자책이 좋긴 하지만, 전자책을 차분히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잘 없다. 이런 자투리 시간에 오디오 북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가득한데, 아직 현실은 오디오 북은 국내에 보급 되어 있는것이, 대부분 기기적 특성을 많이 타고, 특히 활성화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원하는 컨텐츠가 있을 확율이 너무 낮다.
그에 대한 차선책으로, 라디오 문학관 같은 EBS 방송 녹취 파일이었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오디오 북이 활성화 되면 약간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다. 오디오 북을 그렇게 원해 놓고 서는 막상 접하니, 또 드는 생각이, 뭔가 좀 더 가벼운 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을 문학관과 함께 하니, 생활이 풍성해 보여 좋긴 하지만, 뭔가 느낌이 무거웠다. 이전에 버스를 왕복 10시간 이상 타고 시골 성묘를 갔는데, 그때 들었던 문학관이 제일 좋았었다. 그렇듯, 생활의 큰 꼭지점이 되는 것은 좋아도, 매일은 어렵다.
아!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오디오 컨테츠 뭐가 없을까…
발견
요즘 나와 비슷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트위터를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일어나서 한시간 이상을 트위터를 보고, 자기 전에도 한시간 이상을 트위터를 본다. 그 사이 사이도 꽤 본다. 트위터는 내 인터넷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에 자주가던 커뮤니티 사이트도 거의 가지 않는다. 더 이상 포털 뉴스 사이트도 잘 가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웹서핑도 잘 안한다. 트위터 타임라인 안에는 이전 이들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얻을 수 있던 것을 대부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발품팔아 물건 사다, 인터넷 쇼핑해서 택배로 물건 오는 그런 느낌이다.
트위터에서는 주로,
- 최신 IT 뉴스
- 통찰력 있는 IT 리더들의 의견
- 주변 사람들의 생활 동정 (사실 이건 별로 안궁금한데, 의견을 보다보면, 이것도 같이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사실 트위터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늘 하던 일의 채널이 기존 여러 웹사이트에서 트위터로 바뀌었을 뿐이다. 번뜩 드는 생각. 아! 그럼 이걸 오디오로 할 수 없을까? 그리고 그 다음엔 매우 공돌이 적인 발상으로, 트위터 내용을 읽어주는 아이폰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문제는 아직 iOS API 가 speech 가 안되니 (물론 서드파티 솔루션은 있다)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이, 그럼 Mac OS X 에서 트위터 긁어 와서, 음성으로 변환해서, 아이폰으로 던져주면 어떨까?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봤는데, 어쩜 나름 쓸만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매일 기계 목소리를 듣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났다. 그냥 실망만 하고 있었는데, 갑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그냥 수작업으로 라면 어떨까. 그래서 구상한 것이
출퇴근용 IT 뉴스 팟캐스트
- 하루 두번 업데이트
- 아침 7시 : 전날 저녁과 새벽에 올라온 내용을 담는다. 주로 미국의 최신 뉴스가 많이 쌓인다.
- 오후 5시 : 하루 주요 뉴스를 담는다.
- 아침 7시 뉴스를 담아서 출근하고, 오후 5시 뉴스를 담아서 퇴근한다.
- 분량은 출퇴근 시간내에 들을 수 있을 정도
- 욕심같아서는 45분에서 1시간이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쉽지가 않을 듯하다.
- 현실적으로는 5분에서 15분이 될 것 같기도…
- 목소리는 57분 교통정보 아나운서 급이면 매우 좋을 듯.
- 하지만, 너무 경직되지 않았으면…
- 광고
- 광고는 총 분량의 5% 를 넘기지 않았으면…
팟캐스트로는 전달 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사진, 동영상 등이 있다. 백마디 말보다, 한마디 사진이 낫다. 이 빈틈을 메일 보내서 채워준다.
- 방송과 함께 메일로 수신.
- 사용자는 출근 후, 퇴근 후 메일로 확인 가능.
- 방송에 있었던 내용을 텍스트로 간단히 요약.
- 내용의 출처를 링크로 포함.
- 사진/동영상 에 대한 링크가 주요한 목적.
그럼 사람들은, 걸으면서 들었던 내용중, 궁금했던 것, 특히 사진 동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메모나 스크랩을 원했다면, 가능해진다.
사실, 사업성은 과연 있을까 싶다. 그래서, 이건 “회장님의 취미” 급 프로젝트이다. 당장 나에게 매우 만족스러울 테니까.
진행
이걸 내가 혼자서 몸으로 때울 수가 없다. (그렇게 의욕을 가지면 가질 수록,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것이다) 이건 회장님의 취미급 프로젝트 이기 때문에, 내가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이,
- 뉴스 수집 & 취합
- 영어를 잘 해야 겠다.
- 새벽 근무가 가능해야 겠다.
- 한명이서 하면 좋지만, 안되면, 두명이 아침과 오후 각각을 맡아야 겠다.
- 성우
- 아침 1시간, 오후 1시간, 파트 타임.
- 전문 성우도 좋지만, 일반인도 충분히 가능 할 것으로 생각.
- 재택으로 근무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
- 기술
- 일단, 기술적인 편집은 최대한 자제하고,
- 업로드 및 배포는 최대한 자동화를 한다면,
- 상시 기술지원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판다.
요약하면, 최소한의 인력으로 상시 1명, 파트타임 1명으로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재다능하다면, 한명으로도 가능할 듯 하다.물론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 이지만, 이 일에 흥미를 갖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앞으로
나 나름의 합리화를 하기에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있다.
- 일단,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
- 개인적으로 컨텐츠 생산을 하고 싶었다는 점
- 특히, 비용대비, 가치있는 컨텐츠가 될 확율이 높다는 점
하지만 문제는
- 아주 오랫동안, 수익성은 기대하기 힘들 다는 점.
- 그래서, 운영비용이 곧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
- 낮은 운영비용이 낮은 컨텐츠의 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그것의 악순환.
- 초반 강력한 열정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함께 할 사람의 열정도 필요하다는 점.
재밌어 보이는데, 잘 될런지…
지금 글을 읽다가 텍스트를 선택해서 읽기 기능으로 사용해 보면 어떤가 해서
해보았더니 ‘iTunes 말하기 트랙으로 추가’ 란 기능이 있네요.
변환해 보았더니 꽤 들을만하네요
트위터를 읽어주는 앱은 있습니다만 영어만 가능하고 한국어의 지원은 아직 안합니다. api의 제한이라면 이 앱도 사용이 불가능해야 정상인데 가능한것을 보면 다른 형태가 존재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ios에서 한글 말하기로 읽기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