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공리(Axiom)” 이란 개념이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공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공리(公理, Axiom)는 이론체계 가운데에서 가장 기초적인 근거가 되는 명제(命題)이다. 어떤 다른 명제들을 증명하기 위한 전제로 이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가정을 가리킨다. 지식이 참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나 근거를 소급해 보면 더 이상 증명하기가 곤란한 명제에 다다른다. 이것이 바로 공리이다.
좀 더 어렵게 말하면, 화학의 원자와도 같은 개념으로, 일단 수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것은 참이라고 하자 라고 더이상 따지지 않는 지점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공리가 절대 참은 아니다. 위 설명처럼, 참이라고 증명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참이라고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더해서 “정리(Theorem)” 이 있다.
공리를 그 전제로 시작하여, 연역적 수단에 의해 유도되는 명제는 정리(定理)라고 한다.
즉, 모든 명제(우리가 단언적으로 말하는 것들)이 참인지 거짓인지 매번 따지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똑똑한 사람들이 어떠한 명제가 공리로 유도될 수 있다고 증명해 놓은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모든 수학의 과정은 공리로 증명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기 때문에, 정리로서 증명하여, 참 거짓을 논한다. 그리고, 그 유도하는 과정이 논리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수학이 정말 멋진 이유는 공리를 공리로 두었기 때문이다. 절대참, 절대 진리도 아닌, 그냥 공리이다. 공리가 무너지만, 모든 수학적 정리들이 무너지고, 그 정리로 증명한 많은 것들이 무너지지만, 그래도 공리는 절대 진리는 아니다.
하물며,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인 논리에 절대 진리란 있을까? 이 공리의 자리엔 “상식”이 보통 들어가지만, 대부분의 경우, 개인적 “신념”이 들어간다.
우리는 때때로, 사회학적 현상에 대해서 아주 논리적으로 접근 하는 것을 많이 보는데, 이 사회학적 명제를 논리적으로 공리(혹은 신념)으로 증명한다 하여도, 그 기반은 절대 진리가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 증명 과정이 매우 논리적이고, 수학적이라 하여, 그 명제가 수학적 참, 혹은 절대적 참이 될 수는 없다. 스스로에게 아니면 타인에게 논리적으로 보이게 하는 장막일 뿐이다.
우리는 그 기준점이 “사회적 상식” 혹은 “사회적 합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또한 그것이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그 논리가 성립한다. 항상 옳은 “신념” 혹은 “진리”를 기반으로 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논리적인 것이 아닌 종교적, 아니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되어 버린다.
가끔 보면, 서로 극한에 있을 것 같은데, 논리적 진보주의자와 무대뽀적인 꼰대 아저씨 사이에 묘한 동질감을 발견한다. 이것은, 그들이 믿고 있는 공리(신념)가 다를 뿐, 그 접근 방식은 동일하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동의하는 자들에게는 너무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나 하는 일방적인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