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mini 를 위한 쉴드

나름 iPad mini 에 대해서 예측해 보았고, 어떤 것은 음… 역시 예측 대로군 이지만, 어떤 것은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제 다시 애플의 입장에서 합리화를 해 볼 시점이다. 애플의 시점에서 합리화를 해 보는 것은, 애플빠의 입장에서 단순한 옹호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가장 유효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으로 인정한다면 그 인사이트를 해석할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레티나가 아니라고?

iPad mini 는 실망스럽게도 레티나가 아니다. 이것은 거꾸로 해석하자면 애플의 분명한 목표는 “10시간 지속 사용 가능한 300g iPad” 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야겠다. 10시간 사용 + 300g + 레티나디스플레이 제품을 현실적 가격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 3개중 하나는 버려야 했을 것이고, 애플은 레티나 보다는 10시간과 300g 을 선택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목표는 분명하다. 내년 아니면 내후년 이라도, 10시간 사용 + 300g + 레티나디스플레이는 반드시 나올 것이다. 그다음 가치는 반드시 레티나가 될 테니까.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iPad 에서 글을 읽는 것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이제껏 iPad 없이 어떻게 글을 읽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무리 미니라도 레티나가 아닌 디스플레이에서 글을 읽으라니 당치도 않는 소리이다. 충격이 크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보면, iPad 에서 글만 읽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주로하고, 동영상을 감상하고, 사진을 감상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가벼운 SNS 를 한다면, 굳이 레티나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사실은 이들이 다수의 사용자이고, 위 3가지 요소중 레티나는 그래서 나머지 2개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거라고 정리가 된다.

과연 잘 팔릴까?

요즘 애플 제품들 특히, iPhone, iPad 가 워낙 대작이라서, 이들과 비교하면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 비교적 쉬워진다.
첫째, 휴대용 게임기와 비교해 보자. PSP Vita, Nintendo 3DS 등과 비교하자면, 가격 경쟁력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1-20만원 더 비싼 가격이지만, 범용적인 활용성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공격적인 가격으로 보인다.
둘째, 킨들, 넥서스7 등과 비교해 보자. 이들이 아무리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도 한가지 막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소프트웨어다. 이전에 Mac 이 윈도우 계열보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주장해도 사람들이 쉽사리 Mac 으로 건너올 수 없었던 이유가 자신이 늘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가 아무리 탐나더라도 자신이 늘 사용하는 앱이 iOS 디바이스에서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쉽게 넘어가기가 어려워 진다. 마찬기지 이유에서 아직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이 경쟁력이 없다. 폰은 그나마 어느정도 따라왔다면, 태블릿은 그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특히 iPad 사용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어렵다.
iPad mini 를 보면서 처음 느꼈던 감정이, 애플이 아무리 혁신을 잃는다 해도, 아무리 특장점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당분간은 경쟁력을 잃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한마디로 “잘” 만든다(well-made?)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에서 기본적인 구매욕구에 대한 설득이 끝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쉬운 점은

이전 애플 제품은 잘 팔릴것 같지는 않지만 고집스러웠다면, 요즘 애플 제품은 그런 면에서 심심하다. 비유하자면, 예전에는 까칠하고 거북스럽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의 사람이라면, 요즘엔 단정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영업사원 같은 느낌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티브잡스 생전에 비해서 더 완벽하지 못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예전엔 더 불완전 하였고, 더 울퉁불퉁 했었다. 20년 이상 애플빠로 살아왔지만, 그런 나같은 팬과도 타협할 수 없는 점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좋은게 좋은거고,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면 그것을 해 준다.
그래서 나온것이 iPad mini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iPad mini 나올 것인가?

iPad mini 출시를 보면, 내속에서 마치 이중인격자처럼 두가지 의견이 팽팽하다. 사실 나도 결론은 잘 모르겠다.

쟁점 나온다 안나온다
 7인치 과연 애플이 영구히 10인치 태블릿만 만들까?이제는 Post-PC 시대다. PC 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 자리를 현재의 10인치 iPad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심지어 노트북도 4가지 크기 (11, 13, 15, 17)로 나온다. 왜 더 다양한 태블릿이 불가한가? iPad 10인치는 그냥 나온게 아니다.애플이 수년간 연구를 통해서, 내린 결론이 바로 10인치라는 것이다.7인치 안만들어 봤을거 같나? 만들어보고, 유용성이 없으니 안만드는 것이다.
 파편화 iPhone 5 를 봐라. 이미 파편화 시작 되었다. 스스로 깬 것이다. 개발자의 혼란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런 식으로 가랑비 옷 젓듯이 서서히 진행할 것이다. 애플이 스스로 안드로이드처럼 파편화를 스스로 초래할 것인가? 안드로이드야 서로 다른 제조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어쩔수 없이 생긴 것이라면, 애플이 스스로 그런 문제를 만들리 없다.
시장점유 애플은 시장 대세에서 밀려서는 안된다. 이제껏 안드로이드 계열에서 나온 태블릿은 다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록 Kindle Fire 가 일단 실패라 하더라도, Nexus 7, Kindle Fire HD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이렇게,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시장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앱도 구축될 것이고, 그러면 다시 안드로이드 태블릿 성장이 촉진될 것이다.애플은 이참에 싹을 잘라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럼하고, 가벼운 iPad 를 출시하여,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생성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애플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해서, 가격에 맞춘 제품을 만들어 온 적이 없었다. 가격경쟁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제품의 완성도에 촛점을 맞추어 왔다. 오히려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서 가격 경쟁력을 키웠을 뿐이다. iPad mini 는 이에 완전 역행하는 것이다.
 라인업 7인치, 1024×768 해상도, 199불의 iPad mini 는 iPod shuffle 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애플의 마케팅을 위한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고, 다양한 요구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10인치, 1024×768 을 그냥 7인치로 줄이는 것은 말이 안된다. 애플은 손가락의 크기와 버튼의 크기를 픽셀단위로 맞추어 놓았다. 단지 라인업을 위해서, 이런 일관성을 해칠 리가 없다.잘 생각해봐라. 2012년형 iPod nano 에는 왜 앱이 올라가지 않을까? 판매향상을 위해서, 충분히 SDK를 열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그건 현재의 일관성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제살먹기 스티브잡스는 말하였다. 남들에 의해 먹히기 전에, 자기가 먼저 먹는게 맞다. 7인치가 대세가 되면 어떻게 할거냐. 미리 보험 드는게 맞다. 저가의 iPad는, 현재 마진이 좋은 10인치 iPad 의 시장을 깎아먹을 뿐이다. 시장만 커지면 뭐하나 남는게 없는데.

일단 나에게 iPad mini 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면, 내가 아는 애플은 199불, 1024×768의 해상도 iPad mini 는 내 놓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놓는다면, 아마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내 놓을 것이다.
예를들면

  • iBooks 를 매우 강조 할 것 같다. 책읽기에 최적화 된 디바이스 이런 식으로
  • 물론, iTunes Store 를 통한, 음악, 동영상 접근은 기본이다.
  • 애플의 앱들이 해당 디바이스에 최적화 된 UI 로 나올 것이다. (단순히 iPad 앱을 약간 작은 화면에서 쓰도록 하지는 않게 할 것이다)
    • 최근 업데이트 된, AppStore 앱들의 변화가 이런 조짐을 보인것 갈기도 하다.
  • AppStore 는 당장 열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iPad mini 에 최적화 된 앱만 별도로 몇개 준비 시키고, 최적화된 앱만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iPad 에서 iPhone 앱 실행시키는 식의 방법은 열어줄 것이다)
  • 이건 예측이라기 보다는 희망사항이지만, 1024×768보다는 고해상도이지 않을까 싶다.

써 놓고 보면, 같은 말이라도, 저가의, 7인치의 태블릿이 아닌, 또다른 라이프 패턴에 최적화 된 디바이스 뭐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