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위대한 것은 애플에 있는 뛰어난 개발자 때문은 아닌듯 하다.
개발에 오랜 기간 몸담고 있다 보면, 느끼는 거지만, 개발에 있어서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기간이 오래 걸린다던지,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던지, 심지어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던지 모두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즉, 개발의 결과가 “언제” 필요한 것인지, 개발의 결과를 “누가” 사용할 것인지 등등 결정을 먼저 하고나면, 어떻게 개발을 해야 하는지는 자연스럽게 도출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을 해 주는 사람이 바로 의사결정권자이다. 이러한 선택이 끝나고 나면, 개발 과정은 예측 가능한 노력으로 환산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거의 빗나가는 경우가 드물어 보인다. 즉 문제는 의사결정권자의 선택의 과정이지 그 이후의 개발의 과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이 위대한 점은 이러한 “선택”의 과정이 훌륭하다는 것이다. 개발과정에서는 그 어떠한 기적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랑스럽지 않은 대부분의 회사의 특징은 이러한 “선택”의 과정은 소홀히 (대부분의 경우 아예 없어 보인다) 하고, 개발의 과정에서 기적만을 기다리는 것(아니면 가짜로 기적이 있었던 척)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든다.
선택이란 하나를 가지는 것을 말하지만, 다시 말하면 다른 하나를 버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빠른 결과를 선택했을 때에는 빈약한 내용을 선택하는 셈이고, 풍부한 기능을 선택했을 때에는 많은 비용또한 선택한 셈이다. 양극단 사이에서의 선택이 아니라, 개발의 결과가 “언제” 필요한지, “누가” 필요로 한지에 대한 정확하고 확실한 믿음 아래에서 이루어 지는 적절한 배합이 바로 훌륭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A와 B와 C의 장점을 모두 모아서 만들면, 또다른 D가 되는 것이지, A,B,C를 모두 능가하는 Super ABC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의외로 간과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