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Pad Quick Review

지난주부터 새로운 장난감 3개가 생겼다. iPad Air, Nexus 7 LTE, G Pad.
사실 iPad Air 를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iPad Air 가 손에 들어 왔을 땐, “와 가볍다” 하지만, … … …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었다. 혁신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무게의 3분의 1을 1년만에 줄여버린 것은 혁신 중의 혁신이다. 완벽이라는 것에 더 바짝 다가간 느낌이다.
Nexus 7 LTE 버젼은 이미 두어달간 와이파이 버젼으로 써 오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새롭게 생각할 것은 없었다.
그리고 G Pad. 출시전에는 가격에 한번 실망하고, 별다른 특이점 없음에 그냥 관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 일 가지고 놀고 나니 응? 하는 생각이 들었다.

 8.3 인치

광고는 그렇게 나온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최대의 화면 크기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8.3인치라는 것이다. 광고를 볼 때에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몇 일 쓰다 보니 그 말에 동의할 수 있게 되었다. 아니 거꾸로, 몇 일 쓰고 나서 Nexus 7을 보니 화면이 너무 작아 보였다. 동일한 레이아웃에서 Nexus 7에서는 글자가 작아서 거의 읽을 수 없었는데, G Pad에서는 시원시원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동영상 감상에 있어서 몰입이 가능한 정도로 충분이 화면이 넓게 느껴졌다.
또한, Nexus 7과 기기를 포개어 보면 크기가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지만, 실제 화면 영역을 비교하면 엄청 많이 차이가 난다. 거꾸로 말하면, G Pad의 베젤이 매우 얇다. 특히 위 아래 베젤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래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시원하고 넓은 화면을 확보한 듯 하다.
동일한 해상도에 화면이 G Pad가 더 크니, 화면이 더 거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느낌 차이는 거의 없다. 그 보다, 화면 색감이 G Pad가 훨씬 뛰어나다. 아주 밝게 해 놓고 사진을 보면, Nexus 7에서는 색이 다 날라가 버리는데, G Pad에서는 선명한 색을 보여준다.

Q 페어

나는 Q 페어가 매우 마음에 든다. Q 페어는 모바일폰과 태블릿을 블루투스로 서로 연결하 놓고 양쪽에는 각각 앱이 떠 있다. 블루투스이기 때문에 전력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오면 태블릿으로 알려준다. 사실 이 기능은 그다지 유용할 것 같지는 않다. 대신 핫스팟 기능이 너무 마음에 든다. 와이파이 전용 태블릿을 들고 다니다 보면 인터넷 사용을 위해서는 먼저 핸드폰을 꺼내고, 핫스팟 기능을 켜고, 다시 태블릿 와이파이로 핸드폰 핫스팟에 제대로 접속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 두 단계에 불과하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번거롭다. LTE 버젼의 Nexus 7을 구매한 이유도 이런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Q페어를 이용하면, 두 기기가 항상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태블릿을 잠금 해제하는 순간 태블릿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바로 핸드폰의 핫스팟에 접속을 시도하고, 핸드폰의 핫스팟이 꺼져 있으면 블루투스를 통해서 핸드폰 앱에게 핫스팟을 켜도록 한 다음 붙는다. 핫스팟이 항상 켜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가 급속도로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핸드폰을 건드리지 않고 인터넷에 빠르게 접속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순간적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고 약간의 기다림은 필요하다. 하치만 지금까지 써 봤을 때에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순정

가장 아쉬운 것은 순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Nexus 7 의 전면 하단 버튼은 Back, Home, App Manager로 구성 되어 있다. LG 는 이 전면 버튼을 3개에서 5개까지 배치할 수 있는데, App Manager 버튼만 없다. 심지어 알림창을 내리는 버튼과 Q메모 실행 버튼은 있지만, App Manager 버튼만 없다. 가장 많이 하는 액션이 앱 간의 전환이지만, 홈버튼을 2초간 꾹 누르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사실 이것 때문에 위 좋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Nexus 7으로 다시 돌아갈 이유로 충분하다.

가격

Nexus 7은 거의 34만원에 출시 된 반면, G Pad 는 55만원에 출시되어, 출시 되자 마자 할인에 들어가 49만원에 판매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45만원선까지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39만원으로 공격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더해서 G2급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고급 사양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 되었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에 쥐어졌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유의 종말

내가 맥을 처음 접했을 때가 대략 89년쯤인데, 맥을 처음 키면, Macintosh Guide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쳐 주었는데,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마우스 사용의 개념을 익히는 것이었다. 3가지 개념을 가르치는데, Point, Click, Drag & Drop 이다. 이것을 실습하기 위해서, 어항이 있는 책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Point 를 통해서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반응을 하고, Click 을 통해서 선택을 하고, Drag & Drop 으로 하나의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이동을 하여 무언가 액션을 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여기서 파일, 폴더, 휴지통, 데스크탑으로 비유를 확장하고, Point, Click, Drag & Drop 의 사용자 액션을 통해서 사용자가 컴퓨터에 원하는 의도를 전달할 수 있는 형식이었다. 책상위에 있는 문서를 Drag & Drop 으로 책상 서랍의 폴더에 옮겨 넣는 연습을 한다. 완벽한 은유였다. 그리고 이 은유는 생각보다 넓게 확장되었다.

그리고, Macintosh Human Interface Guideline 을 보게 되었는데, 3가지를 가르쳤다. 직관성, 일관성, 허용성. 직관성은 은유를 통해서 배우지 않아도 맥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일관성은 한번 알게 된 내용은 항상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매번 배우지 않고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허용성은 사용자는 맘 편하게, 직관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고, 혹시 잘못 추측했더라도 다시 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서 더더욱 빠르게 배울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철학에 탄복하였고, 지금껏 살아오는 내내, 내가 무언가를 만든다고 할때 생각의 기본 틀로 사용하였다. (물론 남이 만든 것을 무시하는 도구로 더 많이 사용하였다)

그리고, iPhone 이 나왔다.


iPhone 을 처음 소개한 스티브잡스는, 음악 기능중 Cover Flow를 소개할 때, “You can touch your music” 이라고 설명 하였다. 음악을 만질 수 있어요. 음악이 추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손끝으로 만지고 조작하고 느낄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 그것이 iPhone 의 큰 매력이었다.

그리고, iPhone Human Interface Guideline 을 보게 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왔다. UI 를 만들 때에는 만질 수 있는 대상처럼 설계해야 한다. Direct Manipulation 라는 말이 나온다. 토글 버튼은 오른쪽 왼쪽으로 밀면 딸깍딸깍 바뀌고, 슬라이드는 죽 댕기면 따라 온다. 페이지는 밀면 넘어가고… 그렇다. 터치 인터페이스라는 것은 실제 실생활의 사물 같은 것은 화면상에 넣어놓으면 그걸 진짜 만지는 것처럼 사용하면 된다. 얼마나 직관적인가. 배울 필요가 없다.

스큐몰피즘이란 말이 나왔다. iOS 는 만질 수 있는 객체를 UI 화 하는 것의 극한으로 스큐몰피즘을 선택하였다. 최대한 실생활에 가까운 것을 화면어 넣어야지. 정말 똑같이 생기면 더더욱 실감날 것이야. 디테일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할 정도로 가죽질감을 넣었고, 금속재질은 빛에 반사하는 느낌도 주었다.

iOS7 이 선보였다. 스큐몰피즘을 이끌었던, 스캇 포스톨이 쫒겨나고, 그 자리를 조니아이브가 꿰찾다. 마치 혁명에 승리한 권력자가 과거를 부정해 버리듯, 조니아이브가 선보인 iOS7 은 철저히 스큐몰피즘을 걷어 내었다. 최신 유행이라고 하는 플랫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그냥 세속적으로 보자면, 조니아이브는 참 치졸해 보인다.

은유는 어디로 갔을까? 은유를 통한 직관성은 어떻게 하나?

몇해전부터인가 작은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저장”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플로피 디스크,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은유적으로 사용되어 왔었는데, 세월이 한참 지나다 보니, 이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플로피(적어도 위 아이콘과 같은 3.5인치)를 앞서 도입한 것도 애플이었지만, 가장 먼저 퇴출시킨 것도 애플이었다. 아마 1998년 반투명 iMac 이 세상에 선보였을 즈음이다. 그 이후에 PC 를 처음 접한 사람은 플로피디스크에 저장해 본 경험이 없다. 15살쯤 처음 컴퓨터를 접한다면, 지금 30살 이전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직관적이지 않은 은유가 되는 것이다.

좀 더 나가보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아나로그 객체보다 디지털 객체를 더 먼저 접하게 된다. 진짜 라디오 버튼으로 라디오를 조작했던 사람들은 5,60대가 되었고, 진짜 라디오 버튼 보다 화면상의 라디오 버튼을 처음 접한 사람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 직관성을 위한 은유가 아닌 용어 자체의 어원으로써 의미 밖게 남지 않는다. 아날로그 객체를 디지털에서 형상화 하는 것은 옛날 사람의 고집인 것 뿐인 시대가 되었다. 그냥 과거의 향수 정도? 앞으로 점점더 많아지는 디지털로 시작하는 세대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화면에서 누를 수 있는 것은, 실생활에서 진짜 눌렀던 버튼들 모양을 가진 것 만은 아니다.

우리는 근래 20년동안 웹이란 것에 익숙해 져 왔다. 웹은 하이퍼텍스트로 시작했다. 화면상에서 밑줄이 쳐 있는 글자는 누르면, 관련된 다른 문서로 이동하였다. 여기서 발전해서 글과 그림이 섞여 있는 문서에서 무언가 다른 정보로 이동시킬 것 같은 텍스트 혹은 이미지 조각을 눌러보면, 더 많은 정보로 연결해 주었다. 우리는 웹을 은유의 도움이 아닌 정보의 문맥으로 웹을 사용해 왔다.

웹은 점점 발전하여 이메일을 작성해 보내는 용도로 쉽게 사용할 수 있었고, 쇼핑을 하기에도 충분하였다. 데스크탑 메타포어 같은 은유는 필요없이 문맥속의 정보만으로 충분히 사용성이 좋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iOS 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없어진 것이 파일과 폴더의 은유였다. 더이상 파일, 폴더에 대한 은유가 사라진 컴퓨팅 환경이었다. 옛날부터 컴퓨터를 사용한 사람은 혼란스러워 하지만, 머리를 깨끗히 비우고 보면, 더 쉬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제 iOS 7 이 되면서 아날로그에 대한 은유도 사라지려 한다. 옛날 사람들은 다시 또 당황하지만, 미래에서 본다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된 마당에 구닥다리 옛날 물건들을 최신 기기에 멋지게 옮겨 놓고 편하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정보의 문맥이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되는 것인가? 물론 일관성과 허용성은 아직 유효하다. 은유가 아닌 문맥.

애플은 iTunes의 아이콘에서 CD 이미지를 제거했다. 더이상 CD가 음악을 상징하지 않는다. 아니 iTunes가 그렇게 만들었다.

좀 더 고민해 보자.

두려워 하지 말고.

꼭 은유가 없다고 직관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신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신용사회라는 것은 고도로 효율화된 사회의 모습이다. 신용이 바탕이 되지 않는 사회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예를들어, 만일 위조지폐가 손쉽게 통용되는, 즉 바꿔말해, 손님이 내는 지폐를 신뢰할 수 없는 사회라면 모든 거래에서 위폐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고, 이는 엄청난 비용을 뜻한다. 신용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람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거래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거래에 따르는 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마도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상태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 그 중간 어디쯤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진국보다는 효율적이고, 선진국보다는 비효율적인 상태가 아닐까 한다. 선진국이 선진국인 이유는 모든 비용이 고비용일지라도 이 신뢰로 인한 비용절감으로 인해 후진국보다 더 경쟁력 있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얼마전 트위터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길을 가다 “도나 기에 관심이 있으세요?”라고 묻는 행동의 가장 큰 폐악은, 길을 가다 만난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어올 때, 나에게는 그 낯선 사람을 도와 줄려는 선의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그 선의를 완전히 악용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나는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무대응하게 되고, 이 사회 전체가 마음을 닫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단지 낯선 사람에 대한 선의 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나는 이들에게 선한 관계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끔은 이 선의를 완전히 악용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를 신뢰로 대하는 것은 크게 어리석은 것이라고 배우게 된다.
신뢰가 쌓여 나가면, 그와 함께 그 신뢰를 좀먹는 벌레가 나타나기 마련인 것이다. 그 벌레들은 나에게 계속 일깨울 것이다. 신뢰는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작년쯤이었을까. 골목길 사거리에서 자동차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사거리에서 봉고와 교차로에서 대기상태에 있었는데, 봉고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는데, 좀처럼 지나갈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사거리를 지나는데, 봉고가 내 차의 옆을 박아버렸다. 봉고 기사가 내려서, 이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서는 수동기어 운전이 처음인데, 급하게 차를 대신 빼주려다 사고를 냈다고 했다. 나는 보험처리를 약속 받고 그 자리를 떠났다. (어쩌겠나 하는 마음에) 하지만, 메리츠 화재(상대방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다짜고짜 내게 쌍욕을 하기 시작했고, 일방적인 나의 과실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메리츠 사고 처리 담당자가 욕을 한 이유는 나를 흥분하게끔 하고, 지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일방적인 나의 과실을 주장하는 것은 합의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의 보험사(현대해상)에서는 내가 연락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자기네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하였다. 결국은 그쪽이 원한 것은 내 차 렌트비(150만원 정도)를 안 받는 조건을 합의 받고 싶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당시 메리츠 화재 사고 처리 담당자에게 말했었다. “나도 어쩌면 큰 범위에서 당신의 고객인데, 즉 잠재적인 미래의 고객인데,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나요?” 하지만, 그쪽의 반응은 쿨 했다. 자기는 자기 일 처리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그런데 그때 나는 나의 우문 속에서 답을 찾았다.  다음번 자동차 보험사를 찾을 때,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될까? 혹시 나는 자동차 보험 최저가를 비교해서 단돈 천원이라도 저렴한 보험사와 계약할 것은 아닐까? 보험사가 보여준 광의적 의미의 신뢰가 고객의 마음 속에서 얼마나 살아남아서 어떤 보답으로 돌아올까? 결론은 별개의 일이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메리츠 화재 보험 담당자가 옳았다. 그의 행동은 메리츠 화재에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단지 회사를 위해 150만원을 벌어 주었다. 어짜피 보험 계약은 별도의 마케팅, 영업의 힘으로, 아니 최저가 입찰의 힘으로 이루어 지는 것. 보험사와 나의 관계는 그런 관계인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하나 뿐이다. 나 스스로 누군가 나에게 신뢰를 보여 준다면, 나는 신뢰로 화답했는가? 나는 누군가와 신뢰의 끈으로 엮여 있는가, 그때 그때 이익으로만 연결되어 있는가?


나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나는 나에게 신뢰를 주는 이에게 얼마나 신뢰로 보답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 모두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는 없다. 너무 이상적이다. 하지만 내 주변의 많은 사람이 선의를 가지고 있고, 신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신뢰의 약점을 파고들어 악용하고, 신뢰의 기반을 온전히 무너뜨리려는 이들, 이들에 대처하는 나의 답은, 모두를 불신의 눈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에 대한 답을 더 크게 주는 것 뿐이다.

혁신은 짜장면집에 있다

중국집에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켰다. 서비스로 군만두가 왔는데,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만두는 이미 식었고, 눅눅했다. 스티로폼 그릇에 성의없이 랩으로 감싸있었다. 포장도 뜯어볼 필요가 없었다. 서비스 군만두는 맛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 군만두가 맛없기도 쉽지가 않다. 만두라는 것이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메뉴이고, 거기에 튀긴다는 것은 왠만해서는 맛없기가 힘든 극강의 조리법이다. 이 둘이 합쳐진 군만두는 정말 어지간해선 맛없게 만들기가 어려운 메뉴이다. 이런 군만두가 버림받고 있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관심을 가지는 것이 소프트웨어이고, 최신 트렌드를 끊임없이 따라간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혁신을 매일 이야기 한다. 더 혁신적인 것은 무엇인가? 애플이 매번 새롭게 내놓는 신기술은 이미 식상하다. 걸어다니며 화상통화를 하는 것도 모자라 더 놀라운 것을 기대한다. 손안에 모든 컴퓨팅 기능이 다 들어간 것 정도는 당연하다. 핸드폰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는 부족한지, 새로운 무언가를 또 찾는다.
사람들을 놀래켜야지.
우와.
더더더.
우린 인간의 감성까지도 이해하는 핸드폰을 만들려 하면서, 왜 따끈하고 바삭한 군만두는 배달하지 못할까?
혁신은 짜장면집에 있다.

Nexus 10 Review


첨에 인터넷에서 Nexus 10의 정보를 봤을 때, 단연 눈에 들어온 것은 해상도였다. 2560×1600 괴물 해상도. Retina iPad (2048×1536)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한 발 더 나갔다니 끌렸다. 더구나 안드로이드 계열에서는 눈에 띄는 레티나 해상도가 없어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처다도 보지 않았는데 드디어 탐나는 것이 나온 셈이다.
진작에 Nexus 7 을 써 봤지만, iPad mini와 같이 1280의 해상도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레티나급이 아니면 텍스트는 무리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Retina iPad 를 안봤으면 몰라도, 이미 버려놓은 눈이라 어쩔 수 없다.
2012년 12월 4일 내손에 들어왔으니, 딱 한달 써 보고 그 소감을 말하자면,

좋은점

264ppi 보다는 300ppi 가 더 나았다. 물론 300ppi 를 보고 나니, 264ppi 는 못보겠다 이런 정도는 아니지만, 3000cc 승용차가 2500cc 승용차보다 승차감이 더 나았다 정도의 느낌 되겠다. 이미 충분히 좋은 264ppi 이지만, 300ppi 가 더 좋다는 것은 느껴질 정도. 어느정도 가면 더 높은 ppi 가 필요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은 확실하다. 마치 300 dpi 레이저프린터가 처음 나왔을때, 혁신적이었지만, 이게 600, 1200 dpi 프린터가 대중화 되고 난 다음 300 dpi 는 좀 거칠어 보이고, 1200 dpi 이상은 별로 의미 없는 것과 같이 태블릿도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또 한가지, 다른 모든 하드웨어 스펙은 애플을 압박하리 만큼 치고 나가는데, 왜 해상도만은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반가웠다.
Gmail, Chrome, YouTube 앱이 매우 쾌적하게 잘 돌아간다. 반응성도 UX도 좋다. 어쩌면 iPad 에서 보다도…
전면 스피커는 괜찮은 것 같다. 삼성의 다른 태블릿도 그렇지만, 전면 스피커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오히려 iPad 의 스피커는 왜 거기 붙어 있는지 모르겠다. 어쩔땐 손으로 스피커를 가려서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때는 Jobs 선생님의 “You’re holding it wrong”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문제점

버그가 너무 많다. 심각한 정도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시간 이상 사용한다면, 한번 이상은 리부팅을 경험할 것이다.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말이다. 이메일, 웹브라우징 정도의 단순한 작업만 해도 갑자기 리부팅 되어 버린다.
게임은 꿈도 꾸지 마라. 역시나 해상도가 감당이 안된다. 왠만한 게임을 띄우면 거의 실행이 안된다고 보면 된다. 이걸 알면서도 내놓은 Google의 배짱이 대단하고, 이게 큰 이슈가 되지 않을 만큼 Nexus 10 은 그저 Geek 들의 전유물이 아닌가 싶다
역시나 앱이 없다. 안드로이드는 아직 태블릿에서 쓸만한 앱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레티나급에 최적화 된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Google의 기본 앱 이상을 바란다면 좌절이다. Tweetbot, GoodReader, AirVideo, Teleport, iSSH 등등 iPad 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앱을 대체할 앱은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점

microSD 라도 넣지 왜 넣지 않았을까. Google이 Apple도 아니고, 왜 16G, 32G 모델을 파는지 도저히 이해 안간다. Google은 Google답게, Google스럽게 가는게 맞지 않을까?
볼륨키는 왜 반대로 되어 있을까? 세로로 세웠을때 윗쪽이 Volume up 이 아니다. 기존의 관습과 반대로 간다. 가로로 눞혔을 때에는 오른쪽이 Volume up 인지라 이것이 바른 방향이라 생각한 듯 한데, 엄한 짓 했다고 생각한다.
HDMI 케이블을 연결하면, 본체의 화면은 꺼져도 되지 않을까? 오히려 TV 화면을 보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iPad 처럼 듀얼스크린은 기대도 안하지만, 미러링 하고 있는 화면을 왜 계속 켜두는지 이해가 안간다.
sleep 상태에 있으면 전면에 작은 구멍에서 흰빛이 깜빡 깜빡 거린다. 이전 MacBook 들이 잠자기 상태에 있으면, 마치 아기가 새근 새근 자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불빛이 나왔는데, 아마도 삼성(혹은 Google)이 이게 많이 부러웠나 보다. 쓸데 없이 불빛이 깜빡깜빡 거려서 많이 거슬린다. 애플이 안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엉뚱하게 베껴서 거추장 스러운 예.

결론

Nexus 10 과 Retina iPad 를 비교하자면, 100불 싸고, 해상도 약간 더 높다. 둘 빼고는 내세울 건 사실상 없다. 시장이 이미 말해주듯이 Nexus 10 을 굳이 사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애플과 원수진 일이 없다면…
 

오랜만에 찾아온 지름신

갑자기 MDR-1RBT 에 꽂혔다.

그래서, 일단 청음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소니스타일 매장(코엑스)로 달려갔다. 그리고 한참을 청음을 했는데도, 도대체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현재 내가 쓰고 있는 Sony DR-BT101이 너무 좋은 건지, 아니면 내 귀가 둘 사이를 구분할 줄 모르는 막귀이던지, 암튼 한참을 반복해서 번갈아 들었지만 조금도 다를 점을 찾을 수 없었다. (블루투스 헤드셋의 한계가 있기에, 음질향상은 애초에 무리일지도…)

DR-BT101 디자인이 MDR-1RBT 에 비하면 좀 많이 구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버리고 40만원짜리를 지르기엔 설득력이 좀 많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생뚱맞게 새로운 지름신이 오고 말았다. HMZ-T2

Head Mount Display 라고 하는 뒤집어 쓰는 디스플레이인데, 아마 인터넷에서 봤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더구나 720p 스펙을 보고는 1080p 가 아니면 쳐다도 안본다는 맘에 아직은 아니야라고 생각했을텐데, 막상 써 보니,
화질은 충분히 좋았다. 마치 아이패드 미니가 영상을 보기엔 충분한 화질이라 생각했듯이, 720p 와 1080p 의 구분은 영상에서는 그리 크지 않았다.
화면크기는 750인치의 감동까지는 아니었지만, 50인치 TV 를 바로 앞에서 보는 그정도의 느낌은 되었다.
3D 도 충분히 좋긴 했는데, 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닐듯 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매장에서도 아주 훌륭히 잘 강조해 두었지만, 바로 쇼파에 드러누워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가장 편한 자세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TV도 아무리 큰 영화관에 가도 자세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서도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최대 강점일 듯 하다.
119만원의 가격. 장난감 치고는 비싸지만, 50인치 TV 를 사용하는 것처럼 사용하다면, 가격대 성능이 훨씬 좋을 수도 있겠다. (어느쪽인지는 사용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많은 리뷰에서 안경낀 사람은 많이 불편하다는 말이 많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첨에 안경을 벗고 쓰는 줄 알아서, 아무리 해도 촛점이 안맞춰져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안경을 쓰고 보니 또렸했다. 게임을 하는데 쓴다면, 화면 구석을 볼때, 고개를 돌려서 볼 수 없고, 눈동자만 움직여서 봐야해서 많이 피곤하다고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하는데 쓰지는 않을거기 때문에 크게 문제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행이 지름신은 봉인된 채로 왔다. 현재 공식수입에 의한 재고는 없는 상태, 빨라도 1월말, 늦으면 2월초에 물량이 재개된다고 한다. 물론 맘이 급하면, 일본직수를 통해서 10만원 정도 더 주고 살 수도 있긴 하지만…
 

나르시즘

최근에 맥 안에 있는 동영상 파일들을 정리해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동영상이 있었다. 작년에 사내 테크토크로 발표한 것인데, Rework 란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소개해 준 영상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하고 틀었는데, 1시간 영상을 끝까지 봐 버렸다. 1년반 전에 내가 했던 말인데, 너무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와서 깜짝 놀랬다.
한편으로는, 지금 내 머리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저때 저 책의 영향으로 자리 잡힌 거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격고 있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많은 조언을, 저때부터 듣고 있었는데, 왜 생각 못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꽤 나르시즘적이지만, 1년반전의 내가 설명해 주는 내용을 1년 반 후의 내가 다시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요즘같이 기억력이 광속으로 사라져 가는 때에는, 저렇게 남들에게 하는 설명을 영상으로 기록해 놓는 것이 매우 가치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년반 전의 내용을 다시 재탕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해서 링크를 정리해 본다.
동영상들…

iPad mini 를 위한 쉴드

나름 iPad mini 에 대해서 예측해 보았고, 어떤 것은 음… 역시 예측 대로군 이지만, 어떤 것은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제 다시 애플의 입장에서 합리화를 해 볼 시점이다. 애플의 시점에서 합리화를 해 보는 것은, 애플빠의 입장에서 단순한 옹호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가장 유효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으로 인정한다면 그 인사이트를 해석할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레티나가 아니라고?

iPad mini 는 실망스럽게도 레티나가 아니다. 이것은 거꾸로 해석하자면 애플의 분명한 목표는 “10시간 지속 사용 가능한 300g iPad” 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야겠다. 10시간 사용 + 300g + 레티나디스플레이 제품을 현실적 가격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 3개중 하나는 버려야 했을 것이고, 애플은 레티나 보다는 10시간과 300g 을 선택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목표는 분명하다. 내년 아니면 내후년 이라도, 10시간 사용 + 300g + 레티나디스플레이는 반드시 나올 것이다. 그다음 가치는 반드시 레티나가 될 테니까.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iPad 에서 글을 읽는 것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이제껏 iPad 없이 어떻게 글을 읽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무리 미니라도 레티나가 아닌 디스플레이에서 글을 읽으라니 당치도 않는 소리이다. 충격이 크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보면, iPad 에서 글만 읽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주로하고, 동영상을 감상하고, 사진을 감상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가벼운 SNS 를 한다면, 굳이 레티나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사실은 이들이 다수의 사용자이고, 위 3가지 요소중 레티나는 그래서 나머지 2개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거라고 정리가 된다.

과연 잘 팔릴까?

요즘 애플 제품들 특히, iPhone, iPad 가 워낙 대작이라서, 이들과 비교하면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 비교적 쉬워진다.
첫째, 휴대용 게임기와 비교해 보자. PSP Vita, Nintendo 3DS 등과 비교하자면, 가격 경쟁력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1-20만원 더 비싼 가격이지만, 범용적인 활용성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공격적인 가격으로 보인다.
둘째, 킨들, 넥서스7 등과 비교해 보자. 이들이 아무리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도 한가지 막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소프트웨어다. 이전에 Mac 이 윈도우 계열보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주장해도 사람들이 쉽사리 Mac 으로 건너올 수 없었던 이유가 자신이 늘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가 아무리 탐나더라도 자신이 늘 사용하는 앱이 iOS 디바이스에서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쉽게 넘어가기가 어려워 진다. 마찬기지 이유에서 아직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이 경쟁력이 없다. 폰은 그나마 어느정도 따라왔다면, 태블릿은 그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특히 iPad 사용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어렵다.
iPad mini 를 보면서 처음 느꼈던 감정이, 애플이 아무리 혁신을 잃는다 해도, 아무리 특장점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당분간은 경쟁력을 잃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한마디로 “잘” 만든다(well-made?)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에서 기본적인 구매욕구에 대한 설득이 끝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쉬운 점은

이전 애플 제품은 잘 팔릴것 같지는 않지만 고집스러웠다면, 요즘 애플 제품은 그런 면에서 심심하다. 비유하자면, 예전에는 까칠하고 거북스럽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의 사람이라면, 요즘엔 단정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영업사원 같은 느낌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티브잡스 생전에 비해서 더 완벽하지 못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예전엔 더 불완전 하였고, 더 울퉁불퉁 했었다. 20년 이상 애플빠로 살아왔지만, 그런 나같은 팬과도 타협할 수 없는 점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좋은게 좋은거고,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면 그것을 해 준다.
그래서 나온것이 iPad mini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iPad mini 나올 것인가?

iPad mini 출시를 보면, 내속에서 마치 이중인격자처럼 두가지 의견이 팽팽하다. 사실 나도 결론은 잘 모르겠다.

쟁점 나온다 안나온다
 7인치 과연 애플이 영구히 10인치 태블릿만 만들까?이제는 Post-PC 시대다. PC 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 자리를 현재의 10인치 iPad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심지어 노트북도 4가지 크기 (11, 13, 15, 17)로 나온다. 왜 더 다양한 태블릿이 불가한가? iPad 10인치는 그냥 나온게 아니다.애플이 수년간 연구를 통해서, 내린 결론이 바로 10인치라는 것이다.7인치 안만들어 봤을거 같나? 만들어보고, 유용성이 없으니 안만드는 것이다.
 파편화 iPhone 5 를 봐라. 이미 파편화 시작 되었다. 스스로 깬 것이다. 개발자의 혼란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런 식으로 가랑비 옷 젓듯이 서서히 진행할 것이다. 애플이 스스로 안드로이드처럼 파편화를 스스로 초래할 것인가? 안드로이드야 서로 다른 제조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어쩔수 없이 생긴 것이라면, 애플이 스스로 그런 문제를 만들리 없다.
시장점유 애플은 시장 대세에서 밀려서는 안된다. 이제껏 안드로이드 계열에서 나온 태블릿은 다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록 Kindle Fire 가 일단 실패라 하더라도, Nexus 7, Kindle Fire HD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이렇게,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시장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앱도 구축될 것이고, 그러면 다시 안드로이드 태블릿 성장이 촉진될 것이다.애플은 이참에 싹을 잘라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럼하고, 가벼운 iPad 를 출시하여,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생성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애플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해서, 가격에 맞춘 제품을 만들어 온 적이 없었다. 가격경쟁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제품의 완성도에 촛점을 맞추어 왔다. 오히려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서 가격 경쟁력을 키웠을 뿐이다. iPad mini 는 이에 완전 역행하는 것이다.
 라인업 7인치, 1024×768 해상도, 199불의 iPad mini 는 iPod shuffle 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애플의 마케팅을 위한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고, 다양한 요구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10인치, 1024×768 을 그냥 7인치로 줄이는 것은 말이 안된다. 애플은 손가락의 크기와 버튼의 크기를 픽셀단위로 맞추어 놓았다. 단지 라인업을 위해서, 이런 일관성을 해칠 리가 없다.잘 생각해봐라. 2012년형 iPod nano 에는 왜 앱이 올라가지 않을까? 판매향상을 위해서, 충분히 SDK를 열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 그건 현재의 일관성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제살먹기 스티브잡스는 말하였다. 남들에 의해 먹히기 전에, 자기가 먼저 먹는게 맞다. 7인치가 대세가 되면 어떻게 할거냐. 미리 보험 드는게 맞다. 저가의 iPad는, 현재 마진이 좋은 10인치 iPad 의 시장을 깎아먹을 뿐이다. 시장만 커지면 뭐하나 남는게 없는데.

일단 나에게 iPad mini 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면, 내가 아는 애플은 199불, 1024×768의 해상도 iPad mini 는 내 놓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놓는다면, 아마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내 놓을 것이다.
예를들면

  • iBooks 를 매우 강조 할 것 같다. 책읽기에 최적화 된 디바이스 이런 식으로
  • 물론, iTunes Store 를 통한, 음악, 동영상 접근은 기본이다.
  • 애플의 앱들이 해당 디바이스에 최적화 된 UI 로 나올 것이다. (단순히 iPad 앱을 약간 작은 화면에서 쓰도록 하지는 않게 할 것이다)
    • 최근 업데이트 된, AppStore 앱들의 변화가 이런 조짐을 보인것 갈기도 하다.
  • AppStore 는 당장 열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iPad mini 에 최적화 된 앱만 별도로 몇개 준비 시키고, 최적화된 앱만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iPad 에서 iPhone 앱 실행시키는 식의 방법은 열어줄 것이다)
  • 이건 예측이라기 보다는 희망사항이지만, 1024×768보다는 고해상도이지 않을까 싶다.

써 놓고 보면, 같은 말이라도, 저가의, 7인치의 태블릿이 아닌, 또다른 라이프 패턴에 최적화 된 디바이스 뭐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열정

한참 오래전, 오랫동안 잘 알던 분이랑 밤새 논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꽤 격하게 논쟁을 하여, 감정까지 상해버린 일이었습니다. 내용은 단순하게도 회사의 주인이 누구냐는 이야기 였습니다. 나는 아주 드라이하게 “회사는 원론적으로 주주가 주인입니다. 사원이 주인이 아니죠. 주인이 위험을 감수하여 투자하고 그 책임을 집니다. 사원이 주인이라는 건, 행여 공무원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것과 같은 생각입니다.” 나는 나도 공돌이이지만, 상식을 조금 가진 공돌이가, 상식이 없는 공돌이에게 훈계하듯이 종일 떠들어 댔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입장이 달랐습니다. 오히려 나에게 실망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인줄 몰랐다면서… 나는 그럴수록 그 사람이 잘 알 수 있도록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럴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깊은 암흑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때는 몰랐었습니다. 그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했었습니다. 당시는, 그분도 나도 사회초년생이었습니다. 개발을 좋아했고 열정에 가득 찼었고, 취업을 했습니다. 그분은 그분의 열정을 제품 개발에 쏟아 부었는데, 그분이 받은 대접은 열심히 개발은 하되, 의견 따위는 내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다시 말하면, 시키는 것만 하지 왜 말이 많냐는 것이었죠. 그 때 그분이 가진 감정은 마치 씨받이 같은 것이겠죠. 내가 배아파 낳았지만, 내가 키울 수 없는 내 자식 같은 것이겠죠. 그분은 그런 혼란을 겪고 있었던 중이었을 겁니다.

마치 열정이 말라 타 들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아파하며 신음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 이후로 비슷한 이유로 열정이 꺼져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봐 왔습니다. 때론 내가 열정을 꺼트리는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때마다 매우 안타깝게 지켜봤습니다. 옆에서 조언도 하고, 응원도 하고, 비아냥대기도 하고, 참견도 했습니다. 하지만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열정이 없는 사람들은 열정이 생기지 않는 수만가지 이유를 이야기 합니다. 열정이 생겼다가 식어버린 사람도 열정이 사라지게 된 수 없이 많은 이유를 말해 줍니다. 하지만, 열정에 가득찬 사람들을 보면, 시련이란 한낯 술자리 이야기꺼리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듯, 장애가 크면 클 수록, 사랑의 깊이가 더 깊어지듯, 열정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장애물에 쉽게 마음이 접어지면 그거 진짜 사랑이 아니듯이, 열정도 그런것 같습니다.

나는 열정을 가진 것이 천부적 재능을 가진 것보다 더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 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말이죠. 열정을 가진 사람은 심심하지 않습니다. “뭐 재미있는 일 없니?” 라고 묻는 사람은 열정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언가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심심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바쁘고, 평생을 다해도 모자랄 할 일 들이 쌓여 있습니다. 후회가 없습니다. 마치 사랑의 열병을 앓은 것처럼 엄청난 감정의 수고로움은 있을 지라도 후회따위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열정이란 한 인생에 주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 생각 됩니다. 오랜기간 꺼지지 않는 열정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요즘 드는 또 다른 생각이 열정이란 만들어 내는 것도, 지켜내는 것도 아닌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천부적 재능이, 말 그대로 주어진 것이듯 ,열정도 주어지는 것인 것 같습니다. 뭔가 매우 비관적이고 운명론적 사고관이지만, 요즘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열정을 가져 보아라, 열정이 꺼지지 않도록 잘 지켜라는 조언은 천부적 재능을 받아 보아라, 왜 예쁘게 태어나지 않았니 라고 하는 것과 같은 부질없는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나의 하루가 심심하지 않을 만큼 내게 열정이 있다면, 그것으로 정말 감사한 일이고, 열정으로 활활 불타는 사람을 만난다면 절세 미인과 함께하는 것만큼 즐겁고 영광스러운 일인것 같습니다. 열정이란 화장실에서 힘주면 나오는 그런 것이 아닌것 같습니다. 미인의 얼굴에서 자연발광하는 광채와 같은 것 같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