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의 과잉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하기 전
최선의 도구를 선택해야 하는데,
보통 이것이
도구의 빈곤의 시대에
단순한 도구의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능숙함이 가져다 준 효율
이 효율성 보다 더 높아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최적의 도구의 선택, 도구 사용법 익히기의 반복 과정중 매번 단순 도구로의 회귀의 유혹을 받는다. 이러한 유혹의 극복이 가장 큰 난제가 아닌가 싶다.
컨텐츠는 스스로 퍼진다
망하는 제품의 흔한 개발 과정 포스트가 적지 않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아마도 살아오면서 내가 쓴 글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큰 관심이 그 관심 자체로도 참 감사한 일이지만, 여러가지 자료와 생각할 단초를 준 것도 감사한 일이다.
기술적 분석
일단, 이 글에 대한 조회수는 70,425 번이다. 현재까지 딱 14일이 지났다. 아래는 유입량에 대한 분석이다.
대략 6일동안 전체의 80%의 트래픽이 유입되었다. 그만큼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놀라운 점. 전체 트래픽의 3% 가 iPad, 26% 가 iPhone, 16% 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였다. 모두 합하면, 45%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트래픽이 유입되었다. 최근 테마를 Yoko 로 설정해서, Responsive Web 이 적용되어, 데스크탑 웹 뿐 아니라 모바일 화면에서도 최적으로 보였던 것이 매우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놀라운 사실. Referer 즉, 어느 사이트에서 보고 넘어왔는지 분석해 봤는데, 무려, 38%가 페이스북에서 링크를 타고 왔다. 정말 전혀 예상치 못한 수치였다. 아쉽게도 트위터는 분석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URL 단축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서 오고, 여러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추정이 안되나, 대략 페이스북 보다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다음에서 들어온 경우 1%, 네이버에서 들어온 경우 1%, 그렇다면 대부분의 유입 경로가 SNS 라 결론을 내려도 무난하다.
가히 SNS 와 모바일의 시대이다. 아니 어쩌면 둘은 떼내서 생각 할 수 없고, 하나로 생각해야 할 듯 싶다.
감성적 분석
“컨텐츠는 스스로 퍼진다.”
김어준 총수가 한 말이다. 잘 만든 컨텐츠는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지 않아도, 알아서 퍼진다는 것이다. 좀 뻔뻔한 이야기 이지만, 내가 이번에 쓴 글이 조금 좋은 컨텐츠라 가정한다면,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블로그는 rss 구독수도 거의 없고, 내 트위터의 팔러워는 300명 초반대(현재는 이번 글 때문에 150명이 증가했다) 였기 때문에, 그리 큰 영향력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쓰고 난 후 취한 행동은 – 정학히는 자동으로 – 블로그에 글이 등록되고, 내 트위터를 통해서 트윗이 올라간 것이 다였다. 나는 그 외에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6일만에 5만명 이상에게 널리 읽혀 졌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거꾸로 7만명에게 내 글을 읽게 만들려 했다면 얼마의 홍보비가 필요했을까?
앱을 만들 때, 컨텐츠를 만들 때, 항상 생각한다. 이걸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지? 그런 고민은 쓸 데 없다는 것을 알았다. 컨텐츠는 스스로 퍼진다. 나는 잘 만들기만 하면 된다. 좋은 게 파 묻힐 일은 없다는 것이다.
“컨텐츠 유통은 포털이 아닌 SNS”
바야흐로, 컨텐츠의 유통 경로에서 포털이 설 자리가 없다. 그 자리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들어 온 것 같다. 사람들은 포털이 추천한 글을 읽지 않고, 주변 지인(혹은 네트상의 지인)이 추천한 글을 읽는다. 한때 국내 포털이 메이저 언론으로 등극할 태세였으나, 방향은 원하는 대로 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뻔한 사실을 다시 한번 강하게 알게 되는 때가 있다. 나는 이걸 깨닫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번도 역시 뻔히 아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회장님 취미급 프로젝트
새로운 취미 프로젝트 거리가 생겼다.
발단
요즘 출퇴근을 거의 버스나 지하철로 한다. 버스로는 대략 집에서 회사까지 30분 정도가 걸리고, 지하철로는 대략 50분 정도가 걸린다. 운동강도를 좀 높이고 싶으면 지하철을 이용한다. 가끔, 회의차 외근을 하다보면, 이러한 이동시간은 더 많아서, 하루 최소 40분에서, 평균 2시간정도, 많을때에는 4시간 정도의 이동 시간이 나온다. 문제는 이때가 정말 무료하다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아이폰, 아이패드, 킨들, 맥북에어를 동시에 들고 다니지만, 막상 이 때 이 무료함을 달래줄게 없다는 것도 놀랍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앉아 있는 경우가 잘 없고, 걸어야 하는 시간도 꽤 많기 때문에, 무언가 큰 걸 꺼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즉, 보는 디바이스가 아닌 듣는 디바이스가 필요했다. 어딘가에 정착해서 자리에 앉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은데, 나는 어딘가에 자리를 앉으면 시간 떼우기 놀이를 할 수가 없고, 일을 해야 한다. 즉, 가지고 다니는 대부분의 디바이스는 목적이 시간 떼우기인데, 차분히 앉아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제약을 가졌다. 하지만, 걸어다닐때에는, 엄청나게 고독한 시간인데, 오로지 듣는 장비만이 힘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나는 꼼수다의 열풍에 동참해서 듣게 되었는데, 컨텐츠 자체도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것은 나의 이 무료한 시간을 매워줬다는 것이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하지만 문제는, 일주일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나꼼수 하나로 매울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런식으로 나머지 시간을 떼워줄 것은 무엇인가 찾게 되었다.
전개
대안을 모색했다. 젤 먼저는 다른 팟캐스트를 찾았다. 일부는 억지로 웃길려고 노력했고, 일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주입했다. 일부는 목적이 너무 앞서, 자기 알리기에만 급급해, 컨텐츠의 질이 떨어졌다. 우리말로 하는 컨텐츠는 나꼼수 덕분에 엄청나게 늘었지만, 아직 맘에 꼭 드는 것은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영어로 하는 컨텐츠는 너무 좋아 보이는 것이 많았지만, 출퇴근 시간을 또다른 고통의 시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미국과 같이 오디오북이 활성화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책이 오디오 북으로 되어 있으면,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을 텐데… 전자책이 좋긴 하지만, 전자책을 차분히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잘 없다. 이런 자투리 시간에 오디오 북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가득한데, 아직 현실은 오디오 북은 국내에 보급 되어 있는것이, 대부분 기기적 특성을 많이 타고, 특히 활성화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원하는 컨텐츠가 있을 확율이 너무 낮다.
그에 대한 차선책으로, 라디오 문학관 같은 EBS 방송 녹취 파일이었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오디오 북이 활성화 되면 약간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다. 오디오 북을 그렇게 원해 놓고 서는 막상 접하니, 또 드는 생각이, 뭔가 좀 더 가벼운 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을 문학관과 함께 하니, 생활이 풍성해 보여 좋긴 하지만, 뭔가 느낌이 무거웠다. 이전에 버스를 왕복 10시간 이상 타고 시골 성묘를 갔는데, 그때 들었던 문학관이 제일 좋았었다. 그렇듯, 생활의 큰 꼭지점이 되는 것은 좋아도, 매일은 어렵다.
아!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오디오 컨테츠 뭐가 없을까…
발견
요즘 나와 비슷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트위터를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일어나서 한시간 이상을 트위터를 보고, 자기 전에도 한시간 이상을 트위터를 본다. 그 사이 사이도 꽤 본다. 트위터는 내 인터넷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에 자주가던 커뮤니티 사이트도 거의 가지 않는다. 더 이상 포털 뉴스 사이트도 잘 가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웹서핑도 잘 안한다. 트위터 타임라인 안에는 이전 이들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얻을 수 있던 것을 대부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발품팔아 물건 사다, 인터넷 쇼핑해서 택배로 물건 오는 그런 느낌이다.
트위터에서는 주로,
- 최신 IT 뉴스
- 통찰력 있는 IT 리더들의 의견
- 주변 사람들의 생활 동정 (사실 이건 별로 안궁금한데, 의견을 보다보면, 이것도 같이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사실 트위터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늘 하던 일의 채널이 기존 여러 웹사이트에서 트위터로 바뀌었을 뿐이다. 번뜩 드는 생각. 아! 그럼 이걸 오디오로 할 수 없을까? 그리고 그 다음엔 매우 공돌이 적인 발상으로, 트위터 내용을 읽어주는 아이폰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문제는 아직 iOS API 가 speech 가 안되니 (물론 서드파티 솔루션은 있다)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이, 그럼 Mac OS X 에서 트위터 긁어 와서, 음성으로 변환해서, 아이폰으로 던져주면 어떨까?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봤는데, 어쩜 나름 쓸만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매일 기계 목소리를 듣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났다. 그냥 실망만 하고 있었는데, 갑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그냥 수작업으로 라면 어떨까. 그래서 구상한 것이
출퇴근용 IT 뉴스 팟캐스트
- 하루 두번 업데이트
- 아침 7시 : 전날 저녁과 새벽에 올라온 내용을 담는다. 주로 미국의 최신 뉴스가 많이 쌓인다.
- 오후 5시 : 하루 주요 뉴스를 담는다.
- 아침 7시 뉴스를 담아서 출근하고, 오후 5시 뉴스를 담아서 퇴근한다.
- 분량은 출퇴근 시간내에 들을 수 있을 정도
- 욕심같아서는 45분에서 1시간이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쉽지가 않을 듯하다.
- 현실적으로는 5분에서 15분이 될 것 같기도…
- 목소리는 57분 교통정보 아나운서 급이면 매우 좋을 듯.
- 하지만, 너무 경직되지 않았으면…
- 광고
- 광고는 총 분량의 5% 를 넘기지 않았으면…
팟캐스트로는 전달 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사진, 동영상 등이 있다. 백마디 말보다, 한마디 사진이 낫다. 이 빈틈을 메일 보내서 채워준다.
- 방송과 함께 메일로 수신.
- 사용자는 출근 후, 퇴근 후 메일로 확인 가능.
- 방송에 있었던 내용을 텍스트로 간단히 요약.
- 내용의 출처를 링크로 포함.
- 사진/동영상 에 대한 링크가 주요한 목적.
그럼 사람들은, 걸으면서 들었던 내용중, 궁금했던 것, 특히 사진 동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메모나 스크랩을 원했다면, 가능해진다.
사실, 사업성은 과연 있을까 싶다. 그래서, 이건 “회장님의 취미” 급 프로젝트이다. 당장 나에게 매우 만족스러울 테니까.
진행
이걸 내가 혼자서 몸으로 때울 수가 없다. (그렇게 의욕을 가지면 가질 수록,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것이다) 이건 회장님의 취미급 프로젝트 이기 때문에, 내가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이,
- 뉴스 수집 & 취합
- 영어를 잘 해야 겠다.
- 새벽 근무가 가능해야 겠다.
- 한명이서 하면 좋지만, 안되면, 두명이 아침과 오후 각각을 맡아야 겠다.
- 성우
- 아침 1시간, 오후 1시간, 파트 타임.
- 전문 성우도 좋지만, 일반인도 충분히 가능 할 것으로 생각.
- 재택으로 근무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
- 기술
- 일단, 기술적인 편집은 최대한 자제하고,
- 업로드 및 배포는 최대한 자동화를 한다면,
- 상시 기술지원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판다.
요약하면, 최소한의 인력으로 상시 1명, 파트타임 1명으로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재다능하다면, 한명으로도 가능할 듯 하다.물론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 이지만, 이 일에 흥미를 갖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앞으로
나 나름의 합리화를 하기에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있다.
- 일단,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
- 개인적으로 컨텐츠 생산을 하고 싶었다는 점
- 특히, 비용대비, 가치있는 컨텐츠가 될 확율이 높다는 점
하지만 문제는
- 아주 오랫동안, 수익성은 기대하기 힘들 다는 점.
- 그래서, 운영비용이 곧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
- 낮은 운영비용이 낮은 컨텐츠의 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그것의 악순환.
- 초반 강력한 열정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함께 할 사람의 열정도 필요하다는 점.
재밌어 보이는데, 잘 될런지…
망하는 제품의 흔한 개발 과정
망하는 제품의 흔한 개발 과정
리더 : 요즘 유행하는 대세를 들고 온다. 이것이 대세다!
리더 : 속으로는 이런 것들을 쓰는 사람들은 사회부적응자라 생각하고 본인은 정작 써 본 적이 없다.
기획 : 써 본적은 없지만 들어는 봤다. 이런 것을 쓰는 사람은 격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내가 우아하고도 유럽 명품에 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어야 겠다 생각한다.
기획 : 해당 제품군을 모조리 조사한다. 그래서 해당 제품군의 모든 특징을 합한 고질라 같은 것을 그려 낸다.
리더 : 그것만으로는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한다.
기획 :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이제 그 고질라에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를 더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하면서 스스로 놀라워 한다.
리더 : 고질라에서 빠진 게 없나 살핀다. 다소 억지 스럽지만, 비슷한류의 제품을 가져와 하나 더 붙인다. 이런게 바로 리더의 통찰력이라 으쓱거린다. 기획자의 아이디어를 보고는 기획자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더 복잡하게 만든다. 아직 가르칠게 많다고 생각한다.
개발 : 그런건 못만들어요 불평을 늘어놓는다.
리더 : 내앞에서 안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며, 할 수 없다는 것부터 이야기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인생 역정기를 늘어 놓는다.
개발 : 기획에 대한 조언을 해 줘야 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해당 제품군을 사용해 본 유일한 사람이다.)
리더 : 넌 아직 인지과학, 심리학을 모른다고 일축한다.
기획 : 파워포인트로 찍어 내는 노가다를 시작한다.
리더 : 문서에서 오타를 찾아 낸다.
개발 : 이 프로젝트는 어짜피 산으로 갈 것이라고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리더 : 최근 세미나에서 본 솔루션들을 쓰면 금방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비싼 돈을 들여 도입을 추진한다.
개발 : 그게 뭔지 모른다. 다만, 대충 들어보니, 그것 보다는 자기간 만들어 놓은 자작 솔루션이 훨씬 더 좋은거라고 속으로 생각한다.(사실 지금 이 상황에 그걸 배워서 만드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쓰는 척 시늉만 하기로 결심한다. 타인이 만든 것을 사용하는 것은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라 생각한다.
리더 : 개발기간은 3개월이라 한다.
개발 : 불가능한 일정이라 하고, 기획안을 조정하라고 주장한다.
리더 : 나는 어찌 저런 무능하고 게으른 개발자만 옆에 있는지 탄식한다. 나에게 해외 유수기업의 개발자를 붙여주면 단박에 성공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발 : 투덜거리며 밤 샌다. 불행하게도 고질라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SF 가 붙여 지는 과정은 개발 과정 진행중에 병행해서 발행하는 일이다. 스타워즈를 다 붙여놓으면, 어느덧 스토리는 해리포터로 바뀌어 있다. 다시 밤을 샌다.
리더 : 3개월 후면 다 되어 있겠지 생각을 한다. 개발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개발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어제밤 자다가 생각난 환타스틱한 장면을 기획자에게 넣으라고 말한다. 이 장면을 놓쳤으면 이번 제품에 핵심이 빠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제라도 넣게 되어 다행이다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디테일에 강한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개발 : 코드는 개떡이 되어 간다. 어짜피 이건 내탓이 아니다. 정말 제대로 된 환경에서 했다면, 난 정말 멋지게 해 낼 수 있었을 텐데, 운없이 이런 놈들이랑 팀을 해서 이렇게 된거라 생각한다. 이 제품은 내 손에서 나왔지만, 내가 만든건 아니라 생각한다.
리더 : 3개월후, 생각했던게 안나오자 개발자에게 책임 추궁을 해야겠다 생각한다. 처음부터 태도도 안좋았고, 자기가 말한 것을 구현해 낼 실력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생각한다. 후회한다. 이 모든 것은 개발의 문제다. 하지만, 일단 출하한다.
기획 : 자신의 유럽 명품적 감각의 파워포인트를 어떻게 이런 제3세계 제품으로 만들어 냈는지 의아해 한다.
리더 : 다시 시작하자 으쌰 으쌰 해 본다. 그리고, 그 사이 대세가 바뀌지 않았다 살펴 본다.
개발 : 어짜피 이렇게 된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 나는 다시 내가 만든 것을 들여다 보고 싶지 않다.
리더 :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한다.
흥하는 제품의 흔한 개발 과정
리더 : 자신에게 꼭 필요했던 핵심가치(기능)을 발견한다. 현존하는 타 제품에서는 발견할 수 없기에,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한다.
기획,개발 : 자신도 꼭 필요했던 것이라 생각하고, 만들면 정작 자신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기획,개발 : 다 같이 모여서 기존 제품들을 맹렬히 비판해 낸다. 왜 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본다.
개발 : 관련된 기술을 조사한다. 그리고, 조사한 결과를 공유한다.
기획 : 수없이 많은 기술을 가지고, 두개의 연결(조합)을 시도한다. 전혀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두가지 기술을 합하니, 매우 멋진 모습이 되었다.
리더 : 이 멋진 조합이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면, 버리자고 한다. 핵심가치에만 촛점을 맞춘다.
개발 : 핵심가치를 구현할 가장 단순한 방법을 찾는다. 구현이 단순할 수록 생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 든다.
리더 : 개발된 시제품을 써 본다. 하루고 이틀이고 계속 써 본다. 불편한 점을 찾거나, 그 보다 더 단순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 낸다.
개발 : 반복적으로 만들어 낸다. 구현 방법이 단순하였기에, 이 반복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다. 이 반복과정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추가해 낸다.
기획 : 이 단순한 핵심가치를 제공하는 이 제품이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응용될 수 있다는 것을 찾아 낸다.
리더 : 기쁘지만, 처음 생각한 것에 집중하기로 한다.
리더 :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태가 되면 제품으로 출하한다. 충분히 고민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다시 이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 흉내내면서 새로운 것을 덧붙여 내거나 변형을 시켜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기획 : 현재까지 이룩한 것에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추가할 수 있는 핵심가치를 다시 찾기 시작한다.
리더 :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보는 해상력
엘리트는 성공과 실패를 보는 해상도가 높다.
주변을 살펴보면, 아주 잘난 사람도 있고, 아주 못난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이들의 아주 큰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번에 우연한 계기로 아주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다시 알게 된 사항이 생겼다.
못난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실패라는 것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아니 실패의 기준점이 점점 연장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 무슨 말이냐면, 아Q정전에서 보여준 인간형 처럼, 실패라는 것을 단정하기 전에, 변명을 위해서 결론을 내리기를 잠시 멈춘다는 것이다. 오늘의 실패는 아직 실패가 아니다. 내일 가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실패가 아니다. 그래서 오늘의 실패는 아직 판단 유보 이런 식이다. 인생 한방 역전과 같은 희미한 희망같은 것이 꼭 있다. 물론 그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혀 없고, 단지 막연한 희망만이 존재한다.
그에 반해, 잘난 사람들을 보면, 실패를 판단하는 시점이 매우 짧다. 오늘 하루는 성공인지 실패인지, 오늘 아침에 하기로 한 것은 성공인지 실패인지 늘 확인한다. 그래서, 못난 사람에 비해서 잘난 사람은 훨씬 많은 실패를 한다. 항상 실패를 달고 살고, 매일, 매시간 반성을 한다. 어제보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늘 자기 주입을 한다.
나는 이것을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은 실패를 판별하는 “해상도”가 다르다고 이름 붙였다. 잘난 사람은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것이 마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고해상도로 판별하지만, 못난 사람들은 날파리의 눈으로 보는 세상처럼 희미하게 판별한다. 그래서 못난 사람에게는 실패가 없다. 지금까지는 딱히 뭐 잘된것이 없지만, 앞으로 잘 될 수 있으니, 포괄해서 판단해 달라 이렇게 계속해서 자기 변명만 하게 된다. 아Q정전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에 대한 무개념 인상
뽀모도로 테크닉 발표
뽀모도로 테크닉 발표 from Sooyong Wang on Vimeo.
Functional Programming 을 공부해
요즘은 Functional Programming 을 이용해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특히, Function 단위로 개발하는 습관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외부요인에 의존적인 코드보다는 Funciton 단위내에서 독립적으로 코딩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런 Functional Programming 을 하면, 강제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습관을 키워준다. Functional Programming 은 OOP 시대에 별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개발도구의 음과 양이라고 봐야 한다.
이상 Edward Garson 의 의견
고의적 기술 부채
97 Things Every Programmer Should Know 의 eBook 버젼을 사서 열독중인데, 마침 Permission 이 저작자를 밝힌다면, CC 로 해도 좋다고 하여, 블로그에 간단 메모로 기록해 두기로 했다.
1장이, “고의적 기술부채“에 관한 내용이다.
“고의적 기술부채”가 뭐냐면, 개발을 하다보면, 일단은 대충 구현하고 나중에 와서 수정하겠다고 맘먹는 것을 말하는데, 개발자라면 누구나 흔히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게 정확히 말하면 “고의적 기술부채”라는 것이다.
비슷하게는 “필연적 기술부채”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고의가 아니고, 하다보면 어쩔수 없는 종류도 가끔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이 부채를 남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남긴다면 반드시 기록하라는 것이다. 공짜가 아니니깐 말이다. 그래서 그걸 관리하라는 것이다.
행동 지침으로는
- 고의적 기술부채가 있으면 반드시 기록하라.
- 부채는 빨리 갚을 수록 좋다.
- 기록된 부채는 일정 산정이나 이후 계획에서 반드시 반영하라.
간단히 말하면, 빚과 동일한 개념으로 접근하면 되겠다는 것이다. 즉, 진짜 친구한테 빌린 돈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생각이 된다.
이상 Seb Rose 의 의견.
야마가 없다.
구로자와 감독의 영화 “카게무샤”를 좋아한다. 나는 본 영화를 또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정말 많이 반복해서 본 영화인 듯 하다.
카게무샤는 일본 영웅전에 자주 등장하는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토쿠카와 이에야스” 이 세명의 시대 바로 전 시대를 풍미했던 “타케다 신겐”의 이야기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구로자와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시대에 빗대어 이야기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옳겠다.
대략의 스토리는 신겐이 거의 죽을 때가 되어서, 자신이 죽어도 3년간은 비밀로 해야만 자신의 가문의 영토가 무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카게무샤 즉, 대리(그림자)무사 즉, 자신의 모습과 흡사한 거지를 들여온다. 그리고 실제로 죽게 되고, 카게무샤가 3년간 감쪽같이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토쿠카와 이에야스를 속이고, 자신의 성내 병사들 모두를 속여서 무사할 수 있었다.
신겐은 손자병법에서 따온 “바람같이 빠르고, 숲과 같이 고요하고, 불과 같이 격렬하며, 산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란 말을 군기로 쓰고, 바람, 숲, 불 부대를 두고, 자신을 산이라고 하였다. 바람 갈이 빠르게 화살을 쏘고, 조용한 보병이 적진 깊숙히 침투하며, 불과 같은 기병이 처리해 버렸다. 가장 중요한 신겐 자신은 “오야마” 즉, 산으로 움직이지 않고 중심을 잡았다. 카케무샤가 그의 자리를 대신 했을때, 기습적으로 달려드는 적의 기병에 놀라서 당황했을때, 측근 보좌관은 따끔하게 혼을 내며 명령한다. “우고꾸나(움직이지마)” 아마도 영화 내내 가장 많이 듣던 대사가 바로 “움직이지 마”이다. 산이 움직이면 모든 부대가 혼란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눈앞에서 죽어가는 젊은 호위병들을 보고, 카게무샤도 점점 산이 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움직이지 않는 산”은 단순한 전투에 있어서의 전략만은 아니다. 실제로 토쿠카와 이에야스가 신겐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꼬시는 방법으로 성을 하나 내 주어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것이 신겐이었다. 물론 3년의 카게무샤가 끝나고 그의 아들 타케다 가쓰요리가 물러 받았을 때, 그는 참지 못하고 바람, 숲, 불 부대를 이끌고 나가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총부대에 전멸을 당하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최근 @hanminsuk 군이 왜 한국에서는 아이폰 같은 것을 못만들까? 라는 고민을 할 때, 나는 아마 “존루빈스타인”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답했다. 약간 쌩쑹 맞은 이야기 같아서 부연 설명을 생각하다 이 이야기 생각이 들었다. 루빈 스타인의 이야기를 든 것은, 바로 “오야마”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였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더 빠른 바람부대도, 더 고요한 숲 부대도, 더 격렬한 불 부대도 아닌 단지 움직이지 않는 산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 기서 잠깐 저능아를 위한 보충수업을 하자면, 움직이지 않는 산이란 단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확실한 비전에 의해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믿음을 스스로 보이는 것을 말한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스스로가 흔들리는 갈대가 되어서 일희일비하고 오늘은 변명을 늘어놓고 내일은 자화자찬을 한다면 그거야 말로 “오야마”의 정 반대편이 아닐까.
삼성과 엘지는 “오야마”가 보이지 않는다. 왜 떳떳하게 나와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지 모르겠다. “오야마”가 있어서, 스스로 자리를 잡고서 그 어떤 비난과 비아냥에도 흔들리지 않고 뱡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병부대가 한참을 날뛰다 머쓱해 하며 들어가는 형국이다. 그 어디에도 “오야마”는 없다.
너무 바보 같다.
왜 스스로를 아이폰과 비교하는가?
분명 내부적으로 윗선에서는 아이폰을 잡을 것을 내놔라고 주문 했을 것이다.
그러니 아래에서는 허둥지둥 말도 안되는 선전으로 아이폰 보다 자신의 폰이 더 낫다고 황당한 논리로 주장을 펴고 있고, 한달 마다 한번씩 아이폰 대항마를 내 놓는다. 플래시 UI 를 가지고 아이폰을 따라 잡았다고 우겼다가, 금새 자신만의 플래폼을 만들었다고 떠벌린다.
왜 스스로를 아이폰과 비교를 하면서 스스로를 절름발이로 만들어 버릴까?
근래에 국내 핸드폰 제조사에 근무하는 개발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엄청난 패배감에 빠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폰을 만들어 오라는데, 도저히 만들 자신이 없다고 한다. 이제 우린 안돼라고 매일 되뇌이고 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세계 2위의 핸드폰 제조사가 갑자기 패잔병 신세라니. 창업주의 후계자는 일본에서 부품회사를 들락거리고, 바이오 회사를 꿈꾼다는 소리가 들려오니, 이제 버려진 성을 지키며 언젠가 전사할 날만을 기다리는 완전한 패잔병 신세라 스스로 생각을 한단다.
“오야마”가 없다.
지금까지 만든 것은 피쳐폰이었고, 이 피쳐폰을 통해 단숨에 세계 2위까지 올랐다고 왜 자랑스럽게 말하지 않을까?
그리고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늦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스마트폰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만, 피쳐폰을 통해 올라선 속도보다 더 빨리 스마트폰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음을, 그 자신감을 왜 표출하지 못할까?
Sens, xnote 를 만들어 팔면서 언제 한번 MacBook 이랑 비교해 본 적이 있는가? 맥은 맥이고 윈도우는 윈도우다.
삼성과 LG는 폰을 만들었지, 스마트폰 OS 를 만들지는 않았다. 그들이 스스로를 비교한다면, HTC, 모토롤라와 비교를 해야지 왜 아이폰과 비교를 하는가?
드로이드폰, 히어로폰 보다 더 나은 폰을, 안드로이드를 위한 최강의 스마트폰을 곧 만들어 내겠다고 장담을 해야지, 왜 뒤에 숨어서 아이폰 대항마를 가져오라고 쿡쿡 쑤셔댈까 말이다. “오야마”가 없다는 뜻이다. 카게무샤만도 못한 졸개가 뒤에 앉아 있다는 뜻이다.
애플처럼 앤런케이의 “소프트웨어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하드웨어를 같이 만들어야 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진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잘 아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새로운 플래폼을 소개해야지, 어디 패잔병의 얼굴을 하고, 하이에나처럼 나타나서 플래폼 전쟁터의 시체를 주워 먹으러 나온 듯한 인상을 팍팍 풍길까. 안드로이드 플래폼의 중구난방한 문제점을 콕콕 찝어내고, 아이폰의 도도함을 깎아 내리면서 “오야마”가 위치를 확실히 잡아 준다면 얼마나 멋지게 등장할 수 있었을까.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신겐의 기마부대에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나는 삼성과 LG의 바람, 숲, 불은 신겐의 그것보다 더 뛰어 날 것으로 생각한다. “오야마”가 자리만 잡아 준다면, HTC 모토롤라가 바지에 오줌을 지릴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