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eilly 에서는 거의 매일 Ebook Deal of the Day 를 한다. 하루에 하나씩, 50% 정도 세일을 해서 판매한다. 어떤 날은 특정 컨셉을 정해서 여러개를 동시에 세일을 하기도 한다. Dennis Ritchie 가 사망한 날도 사망을 애도하며 Unix & C 관련 서적을 전체 할인하였다.
이전에는 50% 가 아니라, 대부분 9.99$ 에 판매하였다. 그때는 정말 충동구매를 많이 했다. 대충 언젠가는 필요할 거야라고 생각하면 바로 질렀다. 9.99불이라는 것이 그런 가격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Tim O’Reilly 는 실험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어느 가격이 적절한 선인지 알아보고 있을 것이다. 9.99불에는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낚였기 때문에, 아마도 정책을 바꿔서 50% 선, 대충 13불에서 15불선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이 가격에도 9.99불 때 처럼 사람들이 움직여 준다면 이 가격으로 eBook 가격을 수렴시키지 않을까.
eBook 을 읽다보면 나의 경우, 항상 두가지의 포맷이 필요하다. 하나는 mobi 또 하나는 pdf 이다. mobi 포맷을 가지고, Kindle 기기에서 읽어주고,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는 PDF 포맷을 가지고 읽는다. 그래서 나는 Kindle Store 보다는 왠만하면 O’Reilly 나 Pragmatic Programmer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9.99불에 두가지 포맷을 모두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오늘 메일을 읽고 문든 든 생각은, 이러한 세일을 통한 유혹은 너무 싫다는 점이다. 내가 필요치 않은 것이데, 세일을 빌미로 구매하게 만드는 것, 판매자 입장에서는 최고의 판매기술이겠지만, 사실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판매방식은 아니다. 미국 출판사가 합리적인 가격선을 하루빨리 찾아서,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부담없이 eBook 을 구매하는 형태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PS
요즘 한두 챕터 분량의 소규모 서적도 많이 시도되고 있는 듯하다. 보통 5.99불 정도의 가격선에서 작은 주제 하나를 가지고 책으로 판매한다. 아마도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책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실패를 보는 해상력
엘리트는 성공과 실패를 보는 해상도가 높다.
주변을 살펴보면, 아주 잘난 사람도 있고, 아주 못난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이들의 아주 큰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번에 우연한 계기로 아주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다시 알게 된 사항이 생겼다.
못난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실패라는 것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아니 실패의 기준점이 점점 연장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 무슨 말이냐면, 아Q정전에서 보여준 인간형 처럼, 실패라는 것을 단정하기 전에, 변명을 위해서 결론을 내리기를 잠시 멈춘다는 것이다. 오늘의 실패는 아직 실패가 아니다. 내일 가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실패가 아니다. 그래서 오늘의 실패는 아직 판단 유보 이런 식이다. 인생 한방 역전과 같은 희미한 희망같은 것이 꼭 있다. 물론 그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혀 없고, 단지 막연한 희망만이 존재한다.
그에 반해, 잘난 사람들을 보면, 실패를 판단하는 시점이 매우 짧다. 오늘 하루는 성공인지 실패인지, 오늘 아침에 하기로 한 것은 성공인지 실패인지 늘 확인한다. 그래서, 못난 사람에 비해서 잘난 사람은 훨씬 많은 실패를 한다. 항상 실패를 달고 살고, 매일, 매시간 반성을 한다. 어제보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늘 자기 주입을 한다.
나는 이것을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은 실패를 판별하는 “해상도”가 다르다고 이름 붙였다. 잘난 사람은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것이 마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고해상도로 판별하지만, 못난 사람들은 날파리의 눈으로 보는 세상처럼 희미하게 판별한다. 그래서 못난 사람에게는 실패가 없다. 지금까지는 딱히 뭐 잘된것이 없지만, 앞으로 잘 될 수 있으니, 포괄해서 판단해 달라 이렇게 계속해서 자기 변명만 하게 된다. 아Q정전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킨들 수리하다
킨들 DX가 고장 났었다. 정확히 말하면, 킨들이 방치되어 고장 났었다.
처음 킨들 DX를 샀을 때에는 너무 좋았다. 눈이 편해서, 문서 읽기가 편했다. 그래서 아이패드 보다는 킨들 DX에서 문서를 읽자는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금방 실망했다. PDF문서를 옮겨서 읽을려고 했는데, 확대/축소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문서를 옮겨다니며 읽는 것도 불편했다. 그때는 몰랐다. 킨들에서는 PDF 보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그러던 와중 킨들 DX를 들고 다니다, 상하좌우 이동 키가 고장이 나 버렸다. 킨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키인데, 툭 튀어 나와서 잘 부러지게 만들어 져 있었다. 안그래도 잘 안쓰던 거, 더 안쓰게 되었다. (아마존도 해당 문제를 잘 았았던지, 3세대부터는 튀어나온 키따위는 없게 개선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3세대 킨들을 사게 되었다. 지난번 킨들 DX를 잘 안쓰게 된 것을, 너무 커서, 그래서 아이패드랑 같은 무게인데, PDF도 잘 못보여주는 모자란 물건이란 생각이 들어서, 3세대 작은 놈은 쓸만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사자마자, “Rework”책도 같이 구매하였다. mobi 파일을 이때가 처음 보는 것은 아니 었지만, 정말 킨들을 읽는 기분을 느낀 건 이때가 첨이었다. 아 전자책으로 책을 읽는 것이 정말 편하구나. 종이 책보다 가볍고, 들기도 편하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아이패드보다 눈도 편하고… 이후, 3세대 킨들은 나의 완소 아이템이 되어 버렸다.
3세대 킨들은 하나더 장점이 있었다. 바로 와이파이. 미국 거주자가 아니므로, 와이파이 기능만이 진짜였다. 3G는 미국 외에서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해서, 의미가 없었다. calibre 와 연결해서 블로그, 뉴스를 와이파이로 자동 전송해 쓰는 기능은 정말, 3세대 킨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심지어 버스로 출퇴근 하면 20분 남짓 한번에 갈 수 있지만, 킨들로 책읽는 맛에, 두번 갈아타며 40분 걸려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날이 더 많아 졌다.
그러다 방치해 둔 킨들 DX가 생각이 났다. 3세대 킨들은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좋지만, 조용히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면? 그럼 다시 킨들 DX 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킨들 DX가 사망한 다음이었다. 오랜 기간동안 쓰지 않고 방치해 두다 보니,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아무리 다시 충전을 시도해도 충전이 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각종 트릭을 도전해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미국내 부품 조달 사이트에서 킨들 배터리를 주문하였다. 배터리 만의 문제이기를 기원하면서… 배터리 값 25불 + 배송료 (가장 싼거) 20불 해서 대략 10일 정도의 기다림 끝에 배터리를 받았고, 교체에 성공.
킨들 내에 들어 있는 배터리를 빼 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느낀 것이, 킨들의 방전 문제는 꽤 심각한 문제중 하나 였던 것 같다. 방전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항상 충전해 두라는 충고뿐.
다행이 충전후 사용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이동 키가 고장 나서, 사용하기는 상당히 번거롭지만, 책상위에서 정독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나는 평소 소설책, 실용서, 처세술서 이런 책들을 거의 읽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어로 이런 책들이 킨들 스토어에 팔기 시작한다면 엄청 읽을 것 같다.
해피해킹 키보드
사실 좋아서 샀다기 보다는 궁금해서 샀다.
빠들이 그렇게 좋다고들 하니, 뭐가 좋은지 궁금해서 샀다.
뭐가 좋은지 알려면, 슬쩍 봐서는 안되고 그래도 찐하게 써봐야 알 것 같아서 샀다.
첫 느낌.
일단, 뭔가 키감이 다르긴 다르다. 이 키촉감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데, 뭔가 음란하지 않은 단어로 표현할려니, 상상력에 한계를 느낀다.
그리고, 불편하다.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은 불편하다. 이건 키감이 아닌 다른 배치들과 관련된 문제.
젤 먼저, 백스페이스 위치가 한칸 아래 있다보니, 자꾸 틀린다.
나는 나름 내가 유닉스 가인인줄 알았다. 화살표키를 내가 그렇게 많이 쓰는 줄 몰랐다. 화살표키는 Fn키 조합으로 써야 하는데, 많이 쓰다보니 불편하고, 부끄러워진다. 또한, 한동안 꽤 키보드를 많이 써 보고 싶었지만, 이 글을 쓰기 전까지 키보드를 거의 쓸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 나는 유닉스 가이가 아니고, 마우스 클릭질만 했었다. 반성 또 반성을 하며, 주객이 전도되긴 했지만, 키보드 구입을 계기로 해서, 좀 더 키보드를 쓰는 생활형 인간으로 변모해야 겠다.
키보드 워리어가 되고 싶다.
lftp
항상 command line 으로 ftp client 를 쓸때는, 그냥 기본 ftp 를 쓰거나, ncftp 정도를 써왔는데,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lftp 를 발견했는데, 매우 유용하다.
접속한 서버쪽의 charset 을 지정해 주고 싶을 때에는,
set ftp:charset cp949
그리고, 폴더채로 다운받고 싶을 때에는
mirror remote-folername
반대로 폴더채로 올리고 싶을 때에는,
mirror -R local-folder